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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오징어 게임’을 찾자
기사입력  2021/10/14 [11:10]   편집부

 

                      전 단양군 부군수.충북도청 농정국장  김  문  근

 

몇 년 전 읽은 책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과거에는 성실하고 참고 인내하는 자가 성공하는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한 술 더 떠서 잘 놀지 못하고 성실하기만 한 386 세대가 오히려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하니 이 게 말이 되는 얘긴가?

 

궁금해서 정독했더니 공감이 된다. 유난히 창의적 인재를 많이 길러낸 유대인의 노동 철학은 열심히 일해라가 아니라 우선 잘 쉬어라.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쉬어야 하는 안식일과 6년을 일하고 1년을 쉬는 안식년은 물론 7년씩 일곱 번 일한 후 50년째는 법과 제도는 물론 자연까지 쉬어야 하는 제도가 있다.

 

그런데 필자가 젊었을 때만 해도 노는 것은 일하는 것의 반대말이었다. ‘놀고 있네하면 욕에 가까운 나쁜 말이었다. 그래서 야근 많이 하는 사람이 곧 일 잘하는 사람이었다. 여가문화라곤 고스톱과 폭탄주, 노래방이 전부였다. 개인의 행복과 쾌락을 죄악시하면서 그저 한 푼이라도 아끼고 성실한 삶만이 최고의 가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투쟁의 시대, 산업화 시대에는 근면과 성실이 국가 발전을 견인해 왔으나 창의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근면과 성실은 더 이상 최고의 덕목이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문제가 중요한 만큼 재미있고 행복한 사람만이 성공하는 세상이다. 성공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하는 세상이 되었다.

 

심리학적으로 재미와 창의력은 동의어라고 한다. 재미와 행복이 동반되는 창의적 여가문화가 개인은 물론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따라서 잘 노는 사람만이 남의 마음을 잘 헤아려 재미있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고 그러한 사람들이 만든 상품이라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재미있게 잘 노는 것인가? 누구나 반복되고 지루한 일보다는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놀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활동이고 반복되던 무언가를 낯설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창의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고유의 게임 놀이가 세계적인 관심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열풍에 한국의 잊혀진 전통놀이가 지구촌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딱지치기, 구슬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오징어 게임까지 어려서부터 즐기던 동네 친구들과의 놀이였다.

 

이 놀이를 소재로 만든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지난 달 17일 첫 선을 보인 후 전 세계 11,100만 가구가 시청하는 등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1위에 올라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음악의 싸이나 BTS, 영화 기생충에 비견될 정도라고 하니 그 가치는 엄청날 듯하다. 7,700억원을 투자해 56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가던 길을 갑자기 멈췄다. 해외 지하철 승강장은 딱지치기 놀이터가 됐고 세계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960년대 연탄불에 둘러 앉아 국자에 설탕을 녹여 먹었던 달고나뽑기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목숨 걸고 하는 동심의 놀이가 호기심을 낳고 그 관심이 커져 해외에서 새로운 놀이로 주목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소재도 재미있지만 스토리도 감동적이다. 권력과 돈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려는 집단이 선량한 국민들을 개, 돼지로 바라보고 그들이 서로 싸우게 만드는 시스템을 통해 속절없이 죽어 나가도록 한다. 그 속에서도 주인공은 인간성을 지키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1등으로 등극하게 된다. 그가 받은 456억원의 상금을 희생당한 사람들과의 약속대로 분배하는 것이 감동적이다. 우리 사회가 승자독식의 비정함이 아닌 자선, 후원, 기부, 나눔의 정신으로 과잉 축적된 것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아름답다.

 

재미있고 행복한 놀이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창의적이어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오징어 게임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가장 단양적인 것이 무엇일까? 이 것을 찾아 군민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우리 지역의 시대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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