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매포읍 영천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저지과정
- ①반대논리 구성 -
(사)단양미래비전연구회장·전 단양군 부군수 김문근
필자가 2013∼2014년 단양군 부군수 재직시 가장 역점을 두었던 업무가 매포읍 ‘영천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저지업무였다. 수많은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직접 변호사와 지질학자를 만나고 소송자료를 챙겼다.
이미 전국에서 우리 군과 비슷한 경우로 소송을 벌였던 7개 사례에서 모두 해당 시군이 패소했던 터라 단순한 반대 이론으로는 우리 단양군 역시 승소가 어려울 것 같아 반대 논리를 과학화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국내에는 ‘카르스트 지형과 폐기물 시설’의 관계에 대한 논문도 사례도 없었다. 인맥을 총동원하여 외국의 논문, 사례를 찾았다. 그리고 청내의 외국어 능력이 있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번역을 시작했다. 폐기물 관련시설이 카르스트 지형에 입지하면 안 되는 7건을 찾아냈다. 이에 영천리 지형적 특성 등을 더하여 ‘부적합 사유’를 최대한 과학화했다. 대법원까지 갔던 소송에서 이길 수 있었던 핵심 부분이었던 것이다. ‘쌍용양회 폐기물 매립장’이 입지하면 안 되는 이유와 직결되므로 그 기억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1. 외국의 사례와 논문
①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국제지질학연합(IUGS) 잡지(2002년 3월호)에 게재된 논문 : 카르스트 지형에서의 폐기물 처분은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를 제시한다. 특히 모든 싱크홀과 수갱은 신중한 보호조치 없이 폐기물 처분에 안전한 위치를 찾는 것이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카르스트 지형 침하발생의 대제앙적 특성은 예측 불가능하고 실제로 사실상 즉각적이어서 매우 해롭다. 1978년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붕괴는 국지 대수층을 오염시켰고 그 결과 지하수를 마신 사람 중에 800여건의 질병이 발생됐다.
②미국 캔터키대학 지질연구팀의 ‘카르스트 지형에서 지하수 보호가 왜 중요한가?’라는 논문 : 카르스트 대수층의 지하수 유속은 입상 대수층에 비해 빠르므로 지하수 하류 사용자에게 경고할 시간이 거의 없다. 키르스트 대수층을 오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간이 지하수 유역 위의 산업과 기타 활동을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다
③미국 환경보호청의 공식 홈페이지의 ‘민감한 환경과 유해 폐기물 관리시설의 부지선정’ 논문 : 카르스트 지형은 싱크홀이 갑자기 형성될 수 있으므로 이 곳에 위치한 시설은 폐기물 유출기회가 증가할 수도 있다. 엔지니어들은 싱크홀 붕괴시를 대비한 유해 폐기물 관리시설 보호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활성 카르스트’ 지역에 유해 폐기물 관리시설이 위치하는 것을 피해야만 한다.
④아일랜드 국립 지질과학기구(GSI)의 논문 : 카르스트 지역의 대규모 매립지는 오염의 원인이 될 것이다. GSI 지침은 카르스트 대수층에 매립지 부지를 금지한다.
⑤미국 미네소타 수문학·유역관리 교수 J.A Magner 등의 논문 : 카르스트 지형은 지하수가 매우 오염되기 쉽고 침하와 붕괴 때문에 폐기물 처리·처분장이 실패하기 쉽다. 카르스트 지형의 폐기물 처리·처분장 평가는 공학적 처방이 아니다.
⑥1989년 미국 환경보호청의 ‘카르스트 지형의 지하수 감시’ 연구 논문 : 식수원으로서의 카르스트 대수층의 이용을 희생시키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한 폐기물 처분시설을 카르스트 지형에 위치시켜서는 안 된다.
⑦2014년 미국 캔터키주 보울링그린시(市)의 국립 박물관에 거대한 구멍(폭 12m, 깊이 9m)이 뚫리면서 전시차량 8대가 매몰됐다. 그런데 이 지역은 카르스트 지대로 지하에 많은 동굴이 있어 이러한 싱크홀 현상이 자주 발생되는 곳이다.
2. 영천리 지형적 특성과 단양군의 입장
①지정폐기물 매립장은 전국적으로 산업단지나 사업체 자체폐기물 처리를 위해 설치되는데 비해 본 건처럼 개별입지 사례는 없다. 아울러 연간 단양군 발생량은 310톤에 불과하므로 945,000㎥에 이르는 대규모 매립장은 필요치 않다.
②사업 예정지는 가장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서 돌리네, 싱크홀, 카렌펠트 등 공동(空洞)현상이 많은 지역이다.
③사업 예정지 가까운 곳에 석회석 채굴업체가 있어 발파진동으로 인한 지반균열, 침하가 우려된다.
④제천 왕암동 폐기물 매립시설 에어돔, 충주첨단산업단지 폐기물매립시설 에어돔이 최근 폭설, 폭우로 붕괴된 사고에서 보는 것처럼 예기치 않은 재해, 재난 발생시 남한강 오염이 우려된다.
⑤사업 예정지 매립 지반고 하부 9∼34m 지점에 지하수위가 분포하고 있고 주민 음용 지하수 관정과 매우 가깝다.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이 과학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쌍용양회 폐기물매립장 설치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자료수집, 전문가 의견, 법률적 분석·정리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을 사업자 측과 입지 찬성 입장인 인근 주민들이 밀어붙이고 있으니 하류 지방인 제천·단양의 입장에서는 녹녹지 않은 상황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 (下) “매포읍 영천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저지과정 - ②정의는 살아 있다”는 4월 22일 게재합니다.